손재호 목사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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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봄학기 특강

교회의 행로

말씀:사도행전 11:19-30, 13:1-3

 

그 동안 ‘교회가 가야할 길’이라는 제목으로 이 시대의 교회가 가야할 길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왔었습니다. 이제 그간의 가르침을 토대로 초대교회 시대를 대표하는 안디옥 교회를 예로 들어, 그 교회가 어떻게 시작하여 마침내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일에 참여하고 교회적인 사명을 완수했는가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특히 안디옥 교회가 하나님의 능력을 어떻게 그 생활 가운데서 실감하고 자기들의 삶을 꾸려 나갔는가에 대해서 점검해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교회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성경에서 시대를 구분하는 데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정점으로 한 시대가 특징적으로 발생됩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까지의 시대는 에덴동산 시대, 노아와 홍수 시대, 바벨탑 이후 아브라함의 시대, 애굽에서 나온 후 이스라엘이라는 한 교회 단위로서 형성된 시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교회 시대는 모세와 여호수아와 사사들로 이어지는 시대가 있었고, 그 뒤에 한 왕국으로 세워지는 왕국 시대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교회 역사의 시대적 특징이 흘러왔었는데 교회의 특징이 현저하게 드러난 시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부터 시작되는 소위 구약에서 가리켜 말하는 ‘말세’라는 시대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예루살렘 교회가 설립되면서부터 예수님의 재림까지의 시대를 우리는 ‘교회 시대’라고 말합니다.

 

이 교회시대는 독특한 시기인데 이 시대를 먼저 특징 지우는 사건은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입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서 예루살렘 교회가 건설되었고, 이 교회가 설립되면서부터 점차적으로 많은 교회가 이 땅 가운데 건설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교회로서의 참된 표지를 전형적으로 나타내 보였던 교회가 바로 안디옥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로부터 2천년이 흐른 지금에도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과 방향에 대해서 생각할 때에는 항상 이 예루살렘 교회와 안디옥 교회를 지표로 삼는 것입니다. 특히 예수님이 다시 오시기까지 말세라는 하나의 시대적 특성 안에서 이들 교회와 우리 교회가 함께 속하여 있기 때문에 그러한 교회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점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도 그 나름대로의 특성적인 것이 있었지만 오늘날 말하는 우주적인 교회라는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좀더 보편적인 형태의 교회인 안디옥 교회를 모범으로 우리 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안디옥 교회의 발생 내력

 

스데반 집사의 순교 사건을 기화로 예루살렘 교회에 환난이 일어나 세계 각처에 흩어진 성도들이 안디옥에까지 들어와서 복음을 증거 하게 되면서부터 안디옥 교회가 발생하게 됩니다. 사도행전 8:1-3절에 보면 스데반 집사가 순교하고 난 뒤에 다소 출신의 사울이라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서 예루살렘에 아주 큰 핍박이 있었고, 그 때문에 많은 성도들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방으로 흩어진 뒤에도 여전히 복음을 전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근동 지역을 중심으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사마리아에 복음이 전파됨

 

그 첫번째의 변화는 사도행전 8:5-17절에 기록되어 있는 빌립의 사마리아 전도 사건입니다. 빌립의 사마리아 전도에 힘입어 그곳에 교회가 세워졌고, 그들도 성령의 세례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사마리아에 임한 성령 세례는 오순절에 예루살렘에 임한 성령 세례와 똑같은 사건이었습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이 사마리아에서 재현된 것입니다. 이것은 예루살렘뿐만 아니라 사마리아 교회도 꼭 같이 하나님의 경륜 안에서 세워진 교회라는 사실을 증거 하기 위해 성령이 임하신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들 중에는 유대인과 이방인과의 혼혈이 많았습니다. 이는 우리가 잘 알듯이 앗수르가 이민정책을 폈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결혼해서 생긴 후손들이라 이방인도 아니고 유대인도 아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한 배경 때문에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고 불결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전파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복음이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증거 되었고, 예루살렘 성에 임하신 성령께서 사마리아에도 임재하심으로써 사마리아의 복음과 유대인들의 복음이 동질임을 확증해 주신 것입니다.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이 전파됨

 

둘째로는, 이방인에게 복음이 증거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8:26-39절에 보면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이 증거된 사건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에디오피아 내시가 빌립의 가르침을 받고 세례를 받은 사실은 이방인에게도 복음이 증거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그런 의미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사울의 회심

 

셋째로는, 사도행전 9장에 와서 사울이 회개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사울이 다메섹에 있는 예수 믿는 자들을 잡기 위해 가는 도중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현을 목격하고 회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께서 그를 부르셨습니다. 주께서 사울을 부르신 목적은 주님의 이름을 이방에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도행전 9:15절을 보면 “이 사람은 내 이름을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전하기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고 했습니다. ‘이방인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후손들에게 복음을 증거 할 사람’으로 사울을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되어야 함을 보여주신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복음이 확장됨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의 교회를 어떻게 경영해 나가시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 사울이 중심이 되어 교회를 말살시키려 했던 핍박은 오히려 사마리아에 복음을 증거 하게 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이방 사람인 에디오피아 내시에게 복음이 전파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박해의 대표적인 세력을 상징하는 사울을 꺾으시어 이방인에게 복음을 증거 하는 사도로 부르십니다. 이것이 역사의 획기적인 전환점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서 성령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의 나라를 확장시켜 나가시는가를 살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처럼 스데반의 일로 역사에 변화가 생겼는데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시대적인 특성은 ‘복음의 확장’이었습니다. 사도행전 9:31절에 보면 “그리하여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당시 시대적인 특성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사울이 회개하고 아라비아 광야에서 3년 동안 하나님의 계시를 접하고 난 후로서 주의 복음이 세계 도처에 전파되는 때입니다.

 

초대교회의 특징

 

그런데 여기에서 성경은 그 시대를 특징지어 말하면서 교회를 가리켜 이르기를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라고 한 것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헬라어 성경에서는 이 교회들을 복수로 취급하지 않고 단수로 취급하여 ‘한 교회’라고 지칭하고 있음은 의미심장합니다. ‘헤 에클레시아’라고 말함으로써 그 시대의 교회를 하나의 동질의 교회로 지칭하고 있는데 원어에 비추어 보면 “그 교회 곧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사람들의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대에 있는 교회들, 갈릴리의 교회들, 사마리아에 있는 교회들이라고 그렇게 따로 지칭한 것이 아니라 우주적인(universal) 교회로서 즉 총체적인 하나의 교회로서 그들 교회를 하나로 부른 것입니다.

 

갈릴리에 언제 교회가 생겼는지는 성경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사마리아에 복음이 전파되고 성령이 임재하시고 난 뒤 베드로와 제자들이 돌아오는 길에 갈릴리에도 복음을 증거 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갈릴리는 유다 지방의 끝입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에서 복음이 시작되어 유대 지방과 사마리아를 거쳐 갈릴리에까지 복음이 확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에 세워져 있는 곳곳의 교회들을 성경에서는 ‘한 교회’라 하고, 이 한 교회가 곧 총체적인 한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서 간다’는 말은 ‘집을 짓는다’는 뜻입니다. ‘신령한 집을 짓는다’고 할 때에 하나의 집을 지어 간다는 의미인 것처럼 여기에서도 ‘든든히 서 간다’는 말은 ‘든든한 한 집을 세워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시 지교회들은 하나의 독립된 교회로 서 갔으나 총체적으로 볼 때는 하나의 교회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교회는 꼭 같이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경외하였고, 그들에게 계속적으로 성령의 위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

 

이처럼 갑자기 교회가 평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당시 다메섹까지 쫓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핍박하던 일이 사울의 회심으로 중단된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정치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가이우스(칼리굴라)가 로마 황제로 전 세계를 다스리던 때였습니다. 칼리굴라는 A.D. 37년에 로마 황제가 되었습니다. 이 당시는 사울이 회개하고 난 후로서 대략 A.D. 39년에서 40년경입니다. 이때 칼리굴라가 예루살렘 성전에 황제의 상을 세우겠다고 하면서 유대인들을 심하게 핍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로마 사람들은 황제를 신으로 섬기기 때문에 상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제사를 드리곤 하였습니다. 그 동안에는 유대인들이 기독교도들을 핍박하기 위해서 시간을 쓰고 신경을 써왔었는데 로마 황제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황제에 대하여 반발하고 성전에 황제의 상을 세우는 일을 적극 반대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 후 41년에 이 칼리굴라 황제는 암살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 황제가 들어섭니다.

 

이처럼 교회가 핍박을 받던 순간에 로마 황제가 유대인들을 핍박함으로써 유대인들은 로마 황제에게 대항하느라고 기독교를 핍박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정치적인 배경 아래서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해지게 됨으로써 서로 하나의 교회가 되어 든든히 서 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 속에서 성령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해 나가시며 교회를 세워나가시는 하나의 사건입니다. 이 역사적 사건을 통하여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서 가는 것임을 이처럼 증표로서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 하나님의 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교회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평안을 얻고 성령의 위로를 받고 확장 되어 가는가를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사도행전 9:31절의 “그리하여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지니라”는 말씀은 당시 교회적 상황이 어떠하였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대적 특성

 

이처럼 사도행전 6-9장의 시대는 전 세계의 역사를 주장하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사도행전 10장에서 고넬료가 하나님의 교회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또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것은 아주 큰 변화였습니다. 단순히 고넬료 한 사람이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것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전 세계를 대표할 만한 로마의 장교가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고넬료라는 사람의 가문은 보통 가문이 아닙니다. 로마 황제의 가문에 속하는 사람으로 가이사랴 곧 당시에 유대를 지배하기 위해 세워진 로마의 통치를 상징하는 관청의 백부장으로 와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로마 세력을 대표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유대인들은 로마의 통치 때문에 힘을 펴지 못하는 상황 가운데 있습니다. 그런데 그 로마 세력의 한 핵심 부원인 백부장 고넬료가 교회 안으로 들어옵니다. 로마 세력이 유대인들을 핍박하는 그런 때에 실제적인 로마의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이 교회의 일원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많은 이야기가 그 안에 담겨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로마의 백부장인 고넬료에게 성령이 임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이방인에게도 성령이 임하시고 교회가 세워진다는 증표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행 10:45). 이 사실에 대하여 예루살렘 교회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넬료가 세례 받은 사건으로 예루살렘 교회가 베드로에 대하여 “네가 어떻게 이방인의 집에 가서 함께 유할 수 있었느냐?”고 힐난하자, 베드로는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도다”고 답변합니다. 베드로의 대답을 들은 예루살렘 교회는 그 사건을 교회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됩니다(행 11:18). 복음이 유대 중심에서 사마리아와 갈릴리에까지 전파되었는데, 마침내는 이방인으로서 로마를 대표하는(당시에 로마는 전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 세력의 대표임) 고넬료 곧 로마 세력의 핵심 부원이 교회로 들어옵니다. 이렇게 됨으로써 이방인에게까지도 성령이 임하였음을 온 교회가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셔서 사울을 부르시며, 안디옥 교회를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구속역사의 경륜을 알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 교회가 가야 길을 밝히 알게 하시고 우리 교회가 종말론적 교회로서 그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가는 교회가 되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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