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을 말하다(이승구 교수와의 대담)

by 손재호 on Aug 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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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구 교수와의 대담(교회 개혁을 말하다)

박민균 기자(기독신문)

 

“목숨 바쳐 지킨 종교개혁 핵심 ‘오직 믿음’마저 흔들리고 있다.”

 

[다른 구원의 조건 찾는 순간 중세 가톨릭 전철 밟게 될 것

교회 개혁은 인간 힘 아닌 철저히 성령에 의존할 때 가능]

 

“종교개혁이 무엇인가? 성경이 말하는 대로 믿고, 성경이 말하는 대로 예배 드리고, 성경이 말하는 대로 사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핵심인 ‘오직 믿음’마저, 이신칭의까지 흔들리고 있다.”

▲ “한국교회는 개혁자들이 피 흘려 정립한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을 따르고 있는가?” 2월 1일 합신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승구 교수는 이 질문을 던졌다.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500년 전 종교개혁에 비춰 한국교회 현실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교회는 루터를 비롯해 교회개혁가들이 목숨 바쳐서 이룩한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의 핵심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배도 삶도 성경이 아닌 자기 소견에 좋은 대로 행동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교회 내에 믿음 외에 구원의 조건을 덧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교회가 개혁되기를 바라는 좋은 의도에서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이승구 교수의 발언은 몇 년 전부터 한국신학계에 불고 있는 ‘바울신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 논쟁과 관련이 있다. 이는 영국신학자 톰 라이트가 이신칭의에 대해 새롭게 해석한 주장에서 비롯됐다. 특히 톰 라이트는 ‘우리의 잘못을 예수께서 가져가고 예수의 온전한 의가 내게 왔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 일부에서 이 주장을 수용하며 오직 믿음과 오직 은혜의 핵심을 흔든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승구 교수는 이런 주장이 한국교회의 잘못을 비판하고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제기됐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믿음만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성경대로 살아야 구원받는다”는 주장은 ‘값싼 은혜’에 머물고 있는 기독교인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믿음 외에 다른 것이 구원의 조건이 되는 순간, 중세 가톨릭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구 교수는 이신칭의와 함께 한국교회는 가장 중요한 예배도 종교개혁의 전통에서 크게 어긋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터는 예배가 제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가톨릭의 예배에서 제사와 연관된 것을 없앴다. 그 결과 예배 인도자는 제사장이 아니고, 예배당 안에 마리아상과 십자가가 사라졌다. 구속의 은혜를 하나님께 감사하는 예배, 그 본질을 확립했다. 지금 그 개혁교회의 예배전통을 따르고 있는가?”

 

종교개혁자들이 없앴던 십자가를 다시 예배당에 설치하는 것, 강대상을 제단이라고 말하고 교회를 성전이라고 칭하는 것, 신년축복성회처럼 사람과 특별한 목적을 위한 행사를 예배로 격상시키는 것, 심지어 일천번제헌금처럼 헌금을 제물로 표현한 것 등등. 장로교회를 포함한 한국의 개혁교회가 성경적인 예배의 의미와 형식을 잃어버리고 있다.

 

교회의 직제도 종교개혁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다. 중세 가톨릭교회에서 장로 집사 등 교회의 모든 직제는 사제(신부)가 담당하고 있었다. 장로와 집사는 정식 신부가 되기 전의 사제가 받는 직분이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사제와 평신도로 구분하는 것이다. 500년 전 루터는 바로 이 사제와 평신도의 계급을 없앴다. ‘사제’와 ‘평신도’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이다. “이것은 정말 혁명적인 것이다. 루터는 성경 속에서 사제주의를 타파하고 성도들 속에서 장로와 집사를 찾아냈다. 이 직분을 회복하기 위해 개혁자들은 피를 흘렸다. 그런데 우리는 장로가 집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직분인지 모른다. 아무렇지도 않게 평신도라는 말을 쓴다.”

 

이승구 교수는 직분의 성격도 혁명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은 철저한 위계질서로 교황을 정점으로 사제들이 평신도 위의 계급으로 존재한다. 개혁교회는 그 반대이다.

 

“개신교는 성도를 섬기기 위해서 목사와 장로와 집사를 세운다. 성도들이 위에 있고 섬기는 자로서 직분자들이 아래에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이 질서가 뒤집어졌다. 본질적인 직분의 의미를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승구 교수는 한국교회 개혁은 인간의 힘이 아니라 철저히 성령님께 의존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성령님께 의지하지 않을 때, 성경 대로 한다고 하면서 바리새인처럼 비판만하는 냉정한 모습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성령을 온전히 의존하는 영적인 공동체는 사랑으로 표현한다. 종교개혁의 원리를 따라 살려는 운동이 교회 현장에서 일어나야 한다. 이것이 로이드 존스가 말한 부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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