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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봄학기 교회론 특강] 교회의 사명
2017년 봄학기 특강
교회의 사명
말씀:에베소서 3:1-21
1. 교회는 시대적 사명을 각성해야 함
우리는 로마서 6장을 상고하는 중에 이 땅에 존재하는 교회는 각 성도가 정당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유일한 터전으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기 위해 각 성도는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인 현현을 위해 살아야 하고, 하나님께서 경영하시고 계획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충분한 영광을 이 땅에 드러내야 하는데 바로 교회가 이러한 성도의 본연의 가치를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터전이 됩니다. 때문에 이러한 교회를 이 땅에 세우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 시대에 있어서 중요한 시대적 요청이자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교회의 시대적 사명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시대적인 사명을 판단하기 위한 근거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각 교회가 나름대로 정해 놓고 나가는 것보다는 좀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이 시대의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훨씬 객관적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교회가 그러한 각성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시대마다 나타나는 하나님의 경영하심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먼저 교회가 유형적으로 발생하게 된 초창기의 시대적 사명에 대한 하나님의 경륜이 어떠한 것인가를 아는 것은 교회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원초적인 사명이 무엇인가를 아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경륜을 아는 것이 사명을 각성하는 길임
바로 이 은혜의 경륜에 따라 초대 교회가 이 땅위에 세워지게 되었음에 우리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교회가 탄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로서 에베소서 1-2장에 이미 바울이 밝힌 것처럼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택하신 성도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로써 부르시어 그들로 하여금 구원에 이르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교회는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을 근거로 해서 서게 되는데 거기에는 하나님의 깊으신 의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곧 에베소서 3:6절에서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그 보혈로 구속하시어 마침내 교회를 세울 수 있도록 기초를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기에서 ‘함께’라고 표현되고 있는 당사자인 이방인과 유대인들이 마침내 한 몸을 이루어 교회를 세우게 되었는데 이것이 초대 교회의 커다란 특징입니다. 그 동안에는 이방인들을 제외하고 유대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율법에 근거하여 민족 중심적인 교회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공동체를 구약 교회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공식적으로 교회라고는 불리지 않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유대 사회로서 단일 국가 체제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교회라고 불리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륜은 언제까지나 유대 공동체라는 단일 민족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가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이후부터는 전 세계 모든 민족이 참여하는 우주적인 교회 공동체를 건설하시기를 바라셨습니다.
2. 교회의 특성
여기에서 우리는 교회의 특성을 몇 가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째, 교회의 거룩성입니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구별되어 그리스도의 속죄의 공로에 힘입어 선택되어진 성도들의 총 수(數)라는 점에서 거룩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세상의 부패와 죄의 오염으로부터 구별되고, 하나님에 대한 반역과 반신국적인 사상에서 탈피하여 하나님께 대해 순수한 신앙을 고백하여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또한 교회는 순결하여야 하기 때문에 교회의 거룩성은 교회의 순결성이라고도 합니다.
둘째, 교회의 통일성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근거하여 지상에 세워진 유일한 구원의 기관입니다. 이 말은 교회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성도들의 집합이 교회이기 때문에 교회는 구원받은 성도들이 각자의 본분을 확인하고 그 본연의 위치와 역할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유일한 구원의 기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사상적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에 입각하여 통일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결과 어느 시대든지 어느 곳에서든지 모든 교회는 하나의 복음을 그 생명력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 생명력은 예수 그리스도 이래로 뿐만 아니라 아담 이후로부터 지속되어 온 것이기에 창세 이후로 모든 교회는 하나로 통일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곧 하나님 나라의 건설과 그 능력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전 세계의 교회는 하나입니다.
셋째, 교회의 보편성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교회든지 그리고 어느 성도든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한 지체입니다. 물론 이 말은 현존하는 모든 유형교회와 그 교회의 회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세워지고 불리움 받은 진정한 교회와 성도를 지칭합니다. 이런 면에서 한 시대의 교회는 보편적인 모습을 갖게 됩니다. 곧 어느 교회든지 어느 한 시대에 있어서 교회가 추구하고 나타내는 하나님 나라적인 모습에 있어서는 다른 여타의 교회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즉 교회는 공간적인 제약을 받기는 하지만은 그 사상과 권능에 있어서는 모두가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지교회든지 국부적이거나 편협하지 아니하고 전 세계 교회와 일치하는 거시적이고 우주적인 사상을 지니며 원대한 이상을 구현해 나갑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초대 교회는 하나님의 경륜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는 교회의 보편성을 세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이전에는 교회의 보편성이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교회의 거룩성과 통일성에 있어서는 구약 교회로서도 완벽하게 구현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전 세계적이지 아니하고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분히 민족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 있었습니다. 물론 구약 시대에서도 결코 이방인에 대해서 문을 철저하게 닫아버린 것은 아닙니다. 언제든지 하나님께서 교회로 부르신 이방인들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들이고 율법에 순응하여 그 법도에 따라 하나님을 섬기기로 작정함으로써 거룩한 교회 안으로 들어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방인의 부르심은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라는 단일 민족의 특수성을 사용하시어 하나님의 계시를 순수하게 보존하셨고, 마침내 그 계시의 결정체로 등장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을 예비하시기 위하여 구약 교회를 유효하게 사용하셨습니다. 그래서 구약 교회는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완수하기 위하여 단일 민족과 단일 사상 곧 메시아 사상을 중심으로 하나의 순일한 교회를 이 땅위에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그 사명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시어 십자가의 복음을 세우신 후로는 이방인들도 복음으로 말미암아 함께 하나님 나라의 후사가 되고 거룩한 교회의 한 지체가 되어 유대인과 함께 하나님의 영광된 나라를 건설하는 구원 사역에 참예함으로써 단일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아닌 전 민족적 차원으로 구성된 복합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건설하도록 복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셨습니다. 바로 이러한 것이 하나님께서 초대 교회에 향하신 구원의 경륜입니다. 그리고 초대 교회는 이러한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성취해 나가는 지대한 역할을 다했습니다.
안디옥 교회의 시대적 각성
이런 의미에서 초대 교회의 대표적인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가 아닌 안디옥교회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루살렘 교회는 구약의 교회에서 벗어나 신약의 교회를 생산하게 되는 태반의 역할을 한 점에서는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보편의 교회로서 참된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구현하고 그 능력을 행사한 교회는 안디옥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비록 최초로 세워진 교회였으나 유대인들 중심의 교회였습니다. 곧 헤브라이즘이 강한 교회였기 때문에 보편의 교회로 성장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반면에 안디옥 교회는 유대인과 헬라인들이 함께 세웠기에 우주적이고 거시적인 보편의 교회로 서 가는 데 있어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물론 예루살렘 교회도 복음을 바로 이해하고 신약 시대의 교회적 특성이 우주적인 보편의 교회라는 점을 일찍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대적 사명을 각성하고 보편의 교회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안디옥교회가 먼저 시작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신약의 교회로서 구약의 교회와는 달리 새로운 제도 곧 복음으로 말미암아 율법과 구별되는 교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당시의 역사적인 요청에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도 그 교회의 사명을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륜은 구약의 교회와는 달리 신약 교회의 특성으로서 교회의 보편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데 있었기 때문에 헤브라이즘이 강한 예루살렘 교회보다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안디옥 교회를 초대 교회의 대표로 이 세상에 세우셨던 것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와 형제 의식을 갖음
그래서 안디옥 교회는 보편의 교회로서 발돋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난 첫 번째 사역이 예루살렘 교회가 흉년으로 말미암아 고초를 당하게 되었을 때 힘써 부조를 하는 일이었습니다(행 11:27-30). 이 때 안디옥교회 형제들은 누구의 권유나 강제에 따르지 않고 각자 자신의 자원에 따라 힘써 부조를 하여 최대의 힘을 모아 예루살렘 교회를 도왔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히브리 중심의 교회이므로 안디옥 교회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였다면 그와 같은 부조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그랬다면 교회의 통일성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교회의 보편성을 이루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무시하게 됨으로써 초대 교회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경륜을 저버리는 엄청난 잘못을 범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디옥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가 헤브라이즘이 강한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께서 신약의 교회로서 한 시대의 획을 그을 만큼 큰 일을 감당한 교회로 세우심을 알고 한 지체요, 형제로서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에 참예하는 교회임을 인식하고 형제의 쓸 바를 위하여 힘써 공급을 하였던 것입니다. 단순히 예루살렘 교회가 안디옥 교회의 모체라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예루살렘 교회가 자신들과 동질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가는 형제 교회임을 인식하고 그 동역자임을 알아서 자기들의 소유를 함께 나누었던 것입니다.
세계 선교를 시작함
둘째, 안디옥 교회가 이룬 보편의 교회로서의 업적은 바울과 바나바를 특별히 구분하여 선교사로서 파송한 일입니다(행 13:1-3). 물론 이 일은 “내가 지시한 사람들을 따로 세우고 세계의 선교를 위해 파송하라”는 성령 하나님의 특별하신 명령이 안디옥 교회에게 임했기 때문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엄청난 사명을 예루살렘 교회에게 주시지 않고 안디옥 교회에게 주신 이유는 안디옥 교회가 예루살렘 교회보다 보편성에 있어서 훨씬 월등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초대 교회의 중심적인 역할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안디옥 교회로 어떻게 옮겨지고 있는지를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처음에 세계 방방곡곡에서 모인 유대인들이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을 계기로 하나로 모아져서 세워진 교회입니다(행 2장). 세계 각처에 흩어진 사람들이 모여서 한 교회를 이룬다는 사실에서 이미 초대 교회가 앞으로 세워져 나가야 할 성격이 무엇인지를 암시하고 있지만, 예루살렘 교회는 히브리인들 중심으로 하나님께 경배하고 형제의 독특한 우애를 나누는 일에 힘을 기울이며, 성장하는 데 주력을 하였습니다.
심지어 사도행전 3장을 보면 앉은뱅이를 고친 사건으로 인하여 베드로와 요한이 당시 최고의 권세를 행사하던 공회 앞에서 힐문을 당하였으나 오히려 담대하게 그들의 권위보다 하나님의 권위에 힘입어 교회를 세워나감으로써 그 시대에는 보기 드문 독특한 사회를 형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행 4:32-35). 그 돈독한 모습이 얼마나 강했던지 믿지 않는 사람들은 감히 교회에 함부로 들어올 생각을 못하고 두려워할 정도였습니다(행 5:13). 그러므로 이런 예루살렘 교회보다 안디옥 교회가 보편 교회로서 그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입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셔서 우리로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교회가 이 시대 하나님의 교회로서 교회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나가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아멘!
- 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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